“상운아.. 쫑 난다..”
89년 봄 이맘때 쯤 인가 봅니다. 26기 복학생 동기 4명이 모여 고속 터미널 앞 당구장 에서 편을 갈라서 내기 당구( 술 & 게임비,일명 겐뻬이)를 치고 있었습니다. 한창 게임이 막바지에 올랐을 즈음 제편 이었던 한상운 군이 자기 순서가 다가오자 저한테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왔습니다. 맥아더 장군이 “인천 상륙 작전”을 지시할때도 그리 표정이 심각할런지요. 그러더니 귓속말을 건네더군요. “ 철훈아. 쫑나지 않을까? “ 전 그말을 들은 순간 웃음이 너무 나와서 호흡이 멈춰지는 듯 했습니다. 그리곤 “ 야 , XXX 아, 그 얘길 그렇게 심각하게 하냐? 난 너희 어른 한 분 돌아가셨는지 알았다. 빨랑 치기나 쳐..XXX야.” 라고 말을 던졌습니다. 그말은 들은 상운이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시무룩 해져 서 자기 순서를 쳤습니다.
그 이후 6개월 쯤 후, 상운이가 병원에 강제 입원 하게 된걸 알았습니다.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군대내 에서 구타가 심해서 견디기 힘들다고 주위 사람들한테 말하곤 했었답니다. 정신 분열증 이었답니다. 입원 전 몇번이나 자해 했었답니다. 입원전 몇번이나 자살을 시도 했었답니다
그리고 2010 년, 저희 동기 몇 명이 상운이 를 방문했었답니다. 병은 별 차도가 없었답니다. 그래도 입원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답니다. 법적으로 부모님 집에 사는걸로 되어있어 최소 생활 보조비 60만원 도 못 받고 있었답니다.하루 에 세끼는 커녕 한끼도 제대로 된 식사는 못 한답니다. 그런데 상운이는 저희 동기중 김호영군을 보자 마자 주머니를 부시럭 하더니 “ 호영아, 내가 예진이(?) 졸업식에도 못갔다, 이걸로 옷이라도 하나 사줘라..” 만원 짜리 한장을 건넸다더군요. 김호영군의 딸내미중 한명이 학교를 졸업했었다고 합니다. 그 얘기를 전해 듣고나니 제 자신이 창피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. 가슴은 터질듯 했습니다.그리곤 한 없이 한 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..
그리고 지금 저희는 비영리(Non-Profit) 악극단 “ 소도” 창단 준비하고 있습니다. 소도 제 1회 공연의 모든 수입은 26기 한상운 군에게 전하기로 했습니다. 그리고 1회 공연의 대제(Main Title)는 “ 상운아, 쫑 난다.” 로 정했습니다. “ 상운아, 미안하다. 네가 그리도 심각하게 물었던 걸 이 못나고 모자르고 얄팍한 친구란 놈이 대답은 커녕 비웃기만한거 지금 너무 많이 후회하고 있다..용서해라 .이놈아.. 지금이라도 말해줄께, 상운아.쫑난다.” 공연 작품은 아직 미정(To Be Determined)이고 정하면 바로 공지(public notice) 하겠습니다.공연은 한국에서 할 예정입니다.참고로 저를 포함한 몇 단원들이 해외에 계십니다. 해외에 계시는 동문들 많은 참여 바랍니다.